(세무소설_장보원 저) 역외탈세 11화 > 절세테크100문100답

■ 역탈_제11화_해외비밀계좌 - 장보원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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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계좌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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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은닉과 조세 회피를 위하여 일부 부유층들이 해외 계좌를 만든 곳이 처음에는 스위스 은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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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가 2008년 미국 국세청(IRS)에 탈세 혐의가 있는 미국 고객들의 계좌정보를 제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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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스위스 당국은 2009년에 G20이 조세피난처 등 금융정보 기피국가에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는 엄포에 백기투항하여 미국과 캐나다 등과 금융정보협정을 맺었으며, 2014년에는 한국을 포함한 수십 개 국이 체결한 다자간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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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정에 따르면 한국과 스위스는 2018y부터 상대국 거주자의 금융정보 자료를 자동으로 교환하기로 했다. 2018y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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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즈음 스위스 UBS은행과 미국 국세청(IRS)과의 싸움을 보면서 많은 부유층들이 새롭게 계좌를 옮겨간 곳이 홍콩과 싱가폴로 추정되고 있다. 각 나라 세무당국과 소득과 재산을 숨기려고 하는 개인의 끊임없는 해외비밀계좌 싸움은 다자간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으로 세무당국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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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홍콩도 다자간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에 참여할 예정이며, 2017년 초 한국과 양자 간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을 맺었다. 협정발효는 2019년부터이다. 그리고 싱가폴은 2016년에 한국과 양자간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을 맺은 바 2018y부터 계좌정보를 제공하고, 2019년부터는 계좌거래내역을 자동교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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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은 2010년에 그 홍콩계좌사본이라는 것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요청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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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계좌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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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홍콩계좌사본요. 홍콩의 뷰티풀팰리스 홍콩계좌사본을 달라고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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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은 이강재 대표에게 자료요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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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협조해야죠. 그런데 홍콩에 한번 다녀와야겠는데요. 같이 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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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은 이강재 대표의 이런 제안에 조금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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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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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고 있기로는 계좌열람하고 사본을 받는대도 한국과는 달리 꽤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같이 가셔서 홍콩금융내역도 확인해 보시는 것이 경험이 될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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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시죠. 언제쯤 출국하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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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국세청을 속이고 싶은 마음이 없으니 빨리 다녀오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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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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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장미란과 이강재는 홍콩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영치조사 당일의 이강재 대표의 당황스러움은 사라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편안해 보였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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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시간 쯤 흘렀을까? 홍콩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출국장을 나서자, 홍콩국제공항은 코스모폴리탄들로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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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자, 비거주자로 구분하여 과세소득을 판별하는데 익숙한 대한민국과는 달리, 역외소득(Off-Shore income)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세금을 과세하지 않는 이곳은 금융과 무역업의 천국이 되었고, 이러한 업종에 종사하는 전 세계 사람들이 홍콩국제공항에 북적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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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 대표는 홍콩 코스모폴리탄호텔에 체크인을 하고선 쉴 틈도 없이, 장미란에게 구룡(Kowloon)에 있는 홍콩 상하이뱅크에 다녀오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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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와 장미란은 택시를 타고 좁디 좁은 홍콩 시내도로를 거쳐 홍콩 상하이뱅크로 갔다. 홍콩 상하이뱅크의 고객응대창구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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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는 몰랐지만 그 시절 역외탈세를 조사하려는 전 세계 조사공무원들이 손님으로 가장하여 잠행하고 있었고, 그런 걸 모르는 인사들은 마치 조세천국에 온 냥 자신들의 은밀한 거래방식을 큰 소리로 떠들어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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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가 홍콩계좌사본을 신청하고 있는 사이, 장미란은 ‘한국의 상속증여세를 탈루하기 위하여 부모님의 고액현금을 해외주식투자 명목으로 홍콩에 송금했고, 홍콩 회사가 손실을 봐서 폐업하는 방식으로 서류처리를 하고서는 자신의 다른 홍콩 계좌로 이체된 현금을 찾아서 나가는 중’이라며 한 젊은 여성이 일행으로 보이는 다른 남성에게 자랑삼아 떠드는 얘기를 귀동냥으로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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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세상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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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이 지금 생각해 보면 은행 창구 고객대기실에서 신문을 보면서 각종 역외탈세수법을 청취하고 있던 조사공무원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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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씨, 신청은 다 했구요. 서류는 이틀 뒤에 나오는데 특송으로 저희 회사로 올겁니다. 내일 저녁쯤 귀국하려고 하니까 오늘 저녁은 맛있는 거 먹으면서 좀 쉬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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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편치 않은데 뭘 먹으면 맛이 있을까요? 하지만 홍콩 상하이은행 방문기념으로 이 인근에서 맥주한잔해요.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한 것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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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맥주거리가 있어요. 가서 한잔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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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와 장미란은 홍콩 인터콘티넨탈 호텔 인근 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세계 맥주를 파는 조그만 호프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이 곳에는 아직 밤이 아니지만 맥주를 마시며, 수많은 언어로 떠드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고 그 중 한자리에 강재와 미란이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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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은행은 원래 계좌사본신청하고 며칠씩 걸리나요? 한국은 계좌도 인터넷으로 볼 수도 있고, 사본 신청하면 바로바로 나오는데 금융이 발달한 홍콩은 오히려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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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그런데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거, 제 친구는 볼 수 있었을 거예요. 인터넷 뱅킹 신청하면 우리나라 OTP (One Time Password) 기기 같은 걸 주거든요. 그 친구가 가지고 있을 거예요. 저는 그 친구와 같이 직접 은행거래를 할 수 있는 자로 등록되어 있어서 직접 창구로 온 거예요. 여기는 사본 늦게 주는 것도 그렇지만 모든 은행업무에 고액의 수수료를 요구해요. 사실 돈 주면서 계좌사본 신청도 하고 또 계좌도 클로즈했습니다. 이게 뷰티풀팰리스유한공사의 마지막 비즈니스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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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와 미란은 많은 대화를 나눴고 이내 밤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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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맥주와 멀지 않은 부두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취기가 올랐지만 장미란은 ‘일하러 왔다. 일하러 왔다.’ 속으로 이러면서 이강재가 폭풍처럼 맥주를 들이키고 있을 때 눈치만 보면서 술을 홀짝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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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란은 강재가 홍콩 코스모폴리탄호텔에 혼자 체크인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방을 하나만 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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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호텔로 가시죠. 좀 쉬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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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 미란은 강재의 얘기에 ‘뭐지?’ 그러면서도 강재가 가는 뒤를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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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강재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홍콩 인터콘티넨탈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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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씨, 인터콘티넨탈의 야경이 참 좋다고 해서 여기로 숙소예약을 했거든요. 제 숙소랑은 빅토리아 항구를 보면서 마주하고 있네요. 편히 주무시고 늦게 체크아웃하세요. 그리고 연락주시면 제가 좋아하는 가게의 브런치를 대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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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이 쿨한 척 체크인을 하고 있는 사이, 강재는 손 한번을 더 흔들고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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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란 세무사의 세무상식 : 다자간 금융정보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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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2014년 10월 23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다자간 조세정보자동교환협정에 서명했다. 이 협정에 따라 우리나라와 독일, 영국, 프랑스 등 53개국은 2017년 9월부터 매년 1회 해외에 개설된 거주자의 계좌정보를 상호간 자동 교환하게 되었다. 2018y 9월부터는 일본 등 77개국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 협정으로 영국, 아일랜드, 네덜란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미국 외 국가와 광범위하게 조세정보 자동교환이 가능해 져서 국세청의 역외탈세 추적에 크게 기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