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소설_장보원 저) 역외탈세 14화
작성일 17-08-2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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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탈_14화_트러스트(trust, 信託) - 장보원 저
장미란은 최근 나온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고 있었다. 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두22485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르면 자익신탁이든 타익신탁이든 신탁재산의 관리·처분에 따른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는 수탁자라는 것이다.
종전에 대법원은 신탁재산의 처분과 관련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의 판단에 있어서 자익신탁(신탁의 수익이 위탁자 자신에게 귀속되는 신탁)은 위탁자로, 타익신탁(신탁의 수익이 위탁자가 아닌 수익자에게 귀속되는 신탁)은 수익자로 판단하고 있었다. 이는 부가가치세법의 위탁매매의 법리를 차용한 것이었는데 신탁(trust) 제도는 위탁매매 제도와 다르다는 이유로 많은 비판이 있어왔다.
그러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재화를 공급하는 자는 위탁매매나 대리와 같이 부가가치세법에서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 한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원인에 의하여 그 재화를 사용·소비할 수 있는 권한을 이전하는 행위를 한 자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고, 수탁자가 위탁자로부터 이전받은 신탁재산을 관리·처분하면서 재화를 공급하는 경우 수탁자 자신이 신탁재산에 대한 권리와 의무의 귀속주체로서 계약당사자가 되어 신탁업무를 처리한 것이므로, 이때의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는 수탁자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는 새로운 법리가 확립되었다.
“Hello, It's me~I was wondering if after all these years "you'd like to meet, to go over everything”
“여보세요?”
“저 혹시 강△△ 회계사님 아시나요?”
“네 대학원 동기셨는데, 어떤 일이시죠?”
“그 분 소개로 전화드리는데요, 혹시 시간 있으시면 세무상담 좀 할 수 있을까요?”
“그러시죠.”
미란은 십수년 전 대학원 재학시절에 알고 지낸 강△△ 회계사의 지인의 요청에 따라 세무상담을 위해 청담동에 소재한 OO빌딩을 찾아갔다.
“안녕하세요. 저 세무상담요청받고 찾아온 장미란 세무사라고 합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조그맣게 무역업을 하고 황□□라고 합니다.”
“무역업은 제가 좀 아는데.” 최근 관세청 압수수색을 당한 모랄티움 주식회사 생각에 옅은 미소를 띄며 미란은 혼잣말을 했다.
“네?”
“그런데 무슨 일로 보시자고 하셨나요?”
“제 어머니가 캐나다에 사시다가 돌아가셨는데 상속세 신고를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어머니께서 한국에 부동산도 가지고 계시고 예금도 있고 그러시거든요.”
‘음, 만만치 않은 얘기가 될 것도 같군’
“일단 어머님과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이 한국에 계신가요?”
“뭐 어머님과 생계를 같이했다고 하는게 어떤 뜻인지 모르겠지만 저와 제 여동생은 한국에 있어요.”
“그게 사망하신 분이 거주자냐 여부가 쟁점이 되요. 거주자이면 국내외 모든 재산에 대해서 상속세를 내야 하고, 비거주자이면 국내 소재 재산에 대해서만 상속세를 내면 되거든요.”
“거주자 판단은 국적으로 하나요?”
“아니예요. 가족과 재산이 국내에 있으면 거주자이고, 그 판단이 곤란하면 출입국 기록상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했는지로 판단하거나, 직업이 뭔지 그렇게 판단하는 거예요.”
“그럼 일단 거주자로 칩시다. 그러면 상속세는 얼마나 되나요?”
“아버님 살아계신가요?”
“아니요. 아주 오래 전에 돌아가셨어요.”
“그러면 일괄공제로 5억원을 상속재산에서 차감하고 그 나머지에 대해서 10%에서 최대 50%까지 누진적으로 상속세가 계산이 됩니다.”
“그럼 상속재산만 알려드리면 바로 상속세는 알 수 있겠네요.”
“네, 상속재산은 적극재산뿐만 아니라 소극재산, 즉 빚도 알려주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 같은 거 전세 놓고 계시면 아파트 시세에 전세보증금 빚을 차감한 금액이 상속재산으로 평가하니까요.”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미란은 대략적인 상속세 계산구조를 알려주고 상속세 신고대리를 수임하기로 하고 돌아왔다.
그러던 얼마 후 한통의 전화가 왔다.
“네 장미란입니다.”
“저 얼마 전에 황□□씨로부터 상속세 상담해 주신 분 맞죠?”
“네 그런데요, 누구시죠?”
“저 황□□씨 동생인데요, 거주자가 사망하면 국내외 모든 재산에 대해 상속세를 내야 한다고요?”
“네 맞습니다만.”
“제가 지금 OO대학에서 로스쿨을 다니는데요, 저희 어머니가 어떤 이유로 거주자인가요?”
“거주자 판정은 가족과 재산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씀드렸고, 그게 불분명하면 출입국 기록이나 직업으로 판단한다고 했으니 정확히 거주자라고 말씀드린 적은 없어요.”
“그럼 비거주자면 국내재산만 신고하면 되는 거 맞죠?”
“네, 그렇긴 한데 그러면 일괄공제 5억 원이 아니라, 기본공제 2억 원만 받을 수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죠?”
“비거주자는 상속공제 중 기본공제 2억 원만 받을 수 있거든요. 반면 거주자는 여러 가지 상속공제를 받을 수가 있어요. 댁의 케이스로는 일괄공제 5억 원하고, 금융재산에 대한 금융재산상속공제 2억 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럼 공제는 거주자로 다 받고, 재산은 국내 것만 신고하면 되겠네요.”
“무슨 말씀이시죠?”
“사실 저희 어머니가 캐나다에 부동산이 있어요. 트러스트(trust, 信託)에 맞겨 두고 있죠. 그것도 우리가 상속받을 건데 그걸 우리나라 국세청에서 알 길이 없을 것 같아서요.”
“뭐 그럴 수 있다고 칩시다. 해외 예금자산은 국제적으로 정보교환을 하고 있는데 해외 부동산은 아직까지지만요. 그래도 탈루사실을 알고 신고를 안하긴 어렵죠.”
“좀 딱딱하시네요. 상속세 신고는 제가 조금 더 알아보고 할께요.”
역외탈세로 벌어들인 비자금이 직접 또는 신탁회사(Trust)를 통해 해외 부동산 등 자산을 취득하는데 들어가고, 이후 본인이 사망하면 그 해외 자산이 자식들에게 상속되는데 그 상속세 신고를 누락하는 방식이다.
그러다 해외 자산으로 벌이들인 수익을 국내에 들여오는 등 탈루사실이 적발되어 비자금 조사, 상속세 조사, 역외탈세 조사를 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해외 금융자산에 대한 국제공조만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해외 부동산에 대한 국제공조가 강화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장미란 세무사의 세무상식 : 신탁제도
신탁(trust)이란 현금이나 재산을 신탁회사에 맡기면 신탁회사가 그 재산을 관리, 운용, 처분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제도를 말한다. 신탁의 기본 구성요소는 자기 소유의 재산을 신탁하는 '신탁자'(또는 위탁자), 법률상의 재산권을 부여받아 당해 재산을 관리하는 '수탁자', 당해 신탁재산으로부터 궁극적인 이익을 받는 사람이나 단체로서의 '수익자'가 있다.
최근 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두22485 전원합의체 판결로 신탁재산의 처분에 따른 납세의무자의 판정이 수탁자, 즉 신탁회사로 보아야 한다는 내용이 확립되었다. (2017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부가가치세법에서 별도 규정으로 신탁의 납세의무자 규정을 신설하는 것으로 해결됨. 판례와는 상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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