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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소설_장보원 저) 역외탈세 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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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절세테크100문100답 댓글 0건 조회 2,667회 작성일 17-08-2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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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탈_제5화_톤세 제도 - 장보원 저

2년 만에 연락이 닿은 홍회장과의 하루는 장미란에게 꽤 시간을 소환하고 있었다. 늦은 저녁 혼자 사무실에서 배달시킨 초밥 도시락을 먹다말고 문득 2년 전 미국으로 출국한 대휴마린의 이강재 대표이사를 떠올리며 그를 알게 된 10년 전 2006년의 어느 기억들이 두서없이 떠오른다.

“장 세무사님~ 저 괜찮은 해운사 취직했어요~ 많이 도와주실거죠?”

장미란이 2002년 세무사무소를 개업해서 수년간 같이 일했던 오윤정 주임이 출산휴가 후 세무사무실보다는 새로운 일을 배워보고 싶다고 해서 대휴마린에 취직한 후 장미란을 찾아왔다.

“그럼그럼~ 어떤 회사야? 처우는 괜찮고? 근데 갓난 아기 키우기도 쉽지 않은데 해운사에 다니면서 출퇴근은 자유롭고?”

“요즘 해운사 경기가 엄청 좋나봐요~ 급여도 많이 주시고 이제 창업한 지 3년 되었는데 매출이 200억이나 되더라구요. 쓰는 경비는 별로 없는 것 같구요.”

“그래? 해운사 세무처리하다가 알려줄 것 있으면 같이 해~ 나도 배우고 좋지 뭐.”

개업 5년 차였던 장미란 세무사는 한참 일 배우는 재미에 빠져 있었고, 같이 일하던 직원이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있었다.

“제가 자리 잡으면 법인 세무조정은 세무사님 추천할께요~”

오윤정 주임이 이직한 해운사, 대휴마린과는 그렇게 인연이 되었고, 2006년 귀속 법인 세무조정을 장미란이 맡게 되면서 이강재 대표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당시 대휴마린은 법인세 계산방법의 선택 문제로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2005년 기획재정부는 해운업계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법인세 부담을 줄여주고자 외항운송선박회사(해운사)에 톤세 제도(tonnage-tax)를 도입했다. 

톤세 제도(tonnage-tax)란 실제 영업상의 이익을 과세기준으로 삼는 일반적인 법인세와는 달리, 운항한 선박의 톤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추정이익에 대해 법인세를 과세하는 제도로, 해운업황이 호황일 때는 감세효과가 있고, 불황일 때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다.

2005년 당시 톤세 제도를 도입하면서 기존의 해운사가 톤세 제도를 선택하려면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2006년 3월 31일까지 톤세 제도를 선택한 사실을 관계당국에 신고하여야 했고, 2005년 1월 1일부터 2009년 12월 31일까지 5년간은 톤세 제도로 법인세를 신고해야 했다.

반면 톤세 제도를 선택하지 않은 해운사는 1차례 기회를 놓치면 5년 후인 2010년까지 기다려서 신청할 수 있었는데, 대휴마린은 2006년 3월 말까지 톤세 제도를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5년간은 일반적인 법인세로 세무신고를 하여야 했다.

그런데 2005년부터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전까지 해운운임지수(BDI)가 폭등하였기 때문에 그 당시 톤세 제도를 선택한 기업을 영업상 엄청난 이익에도 불구하고 운항한 선박의 톤수를 기준으로 법인세를 냈기 때문에 상당한 감면효과가 있던 반면,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해운운임지수는 1/10 토막으로 추락하면서 오히려 톤세 제도보다 일반적인 법인세 신고(사실상 결손신고)가 유리한 형국으로 바뀐다.

대휴마린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 간 법인세에 있어 톤세 제도를 선택한 선박회사보다 상대적으로 더 부담이 컸다. 누군가 미래를 알고 있었다면 당연히 톤세 제도를 선택했겠지.

장미란이 대휴마린의 이강재 대표를 실제 처음 보게 된 것은 2007년 3월의 어느 날 법인세 세무조정을 하기 위하여 광화문에 있는 대휴마린의 본사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였다.

“이강재라고 합니다. 오현정 대리가 세무사님 칭찬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잘 부탁드립니다.”

“네 대표님, 크게 성장할 기업의 세무조정을 맡게 되어서 제가 영광입니다. 그간 오현정 대리와 대휴마린의 현황에 대하여 많이 얘기를 들어서 마치 제가 오랫동안 회사 일을 대리해 온 느낌입니다. 열심히 돕겠습니다.”

“네 잘 해 주실 것으로 알고 있겠습니다. 업무 마치시면 저녁 시간 내 주시죠. 인사도 드릴 겸 제가 개인적으로 여쭤 볼 것도 있구요”

이강재 대표는 멋쩍은 듯 옅게 웃으면서 말했다. 장미란은 깔끔한 수트 위에 청년 코트를 차려입고 짧은 목도리를 맨 이강재가 왠지 근사해 보였다. 일전부터 오윤정 과장이 30대 중반이 청년 사업가 이강재가 아직 총각이라며 많은 얘기를 들려준 까닭에 호감이 생겨서일까?

“오늘은 전반적으로 회사장부를 검토하고 내일 대부분의 법인세 이슈를 확정하려고 합니다. 내일 저녁시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럼 내일 저녁시간에 뵙는 것으로 알고 준비해 놓겠습니다. 처음 뵙는데 악수 한 번 할까요?”

이강재 대표도 전문직으로 제일 날이 서 있는 듯한 5-6년차 세무사인 장미란의 당당한 태도에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선박회사라고 하지만 일반적인 법인세 세무조정은 톤세 제도를 선택하지 않은 이상, 별로 다를 바는 없다. 장미란은 법인세 이슈 대부분을 검토하면서 세무조정을 하고 나니 법인세 부담세액이 10억 원 가까이 나오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아직까지는 성장하는 회사라, 대부분의 중소기업 오너들은 10억이라면...어떻게든 법인세를 줄여보라고 할텐데......톤세 제도를 신청하지 않은 까닭에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어. 번만큼 내는 것이 맞는 일이지만 내일 대표이사가 무리한 요구를 하면 일을 그만 둘 수밖에..’

모든 세금은 사전에 예측해서 미리 준비하면 합법적 방법으로 줄일 수 있다. 만약 어느 세무대리인이 찾아와 세법이 예정하지 않은 절세방법을 알려준다고 하면, 그는 십중팔구 세금탈루와 연결돼 구전口錢을 받으려는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다. 세금은 ‘회사의 이익극대화’라는 명제 아래 탄력적으로 조절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확정된 이익에 확정된 세금이 있을 뿐 확정된 이익에 임의로 조절될 수 있는 세금이란 없다.

사전에 합법적으로 줄인 것이 아니라면 세무사가 아니라 국세청 할아버지가 와도 그건 절세가 아니라 탈세거나 조세회피다. 모든 일이 다 끝난 뒤에 세금을 줄이려 한다면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탈세는 부과시효가 최대 10년이기 때문에 그 안에 적발되면 가산세까지 포함해 세금폭탄을 맞게 되고, 잘못하면 사업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이런 부조리를 조장하는 자에게 탈세수수료까지 주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이렇게 쉬운 세금의사결정을 막상 사업으로 하게 되면 여러 가지 유혹도 선택도 많다.

장미란은 이제 6년차 등록 세무사를 맞으면서 실력도 갖추고 있었지만 직업적 윤리의식도 갖춰가고 있었다.

“오윤정 과장님~ 그런데 왜 2006년 3월에 톤세 제도 신청 안했어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실은 제가 회사에 입사한 게 작년 가을이라 잘 모르겠어요. 2005년도 경영실적도 좋아서 톤세 제도를 선택할 수도 있었을텐데, 전임자가 대표이사님께 좋은 방향으로 건의하지 못하고 그만 둔 것 같아요.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무역과 회계 쪽 일이 많이 늘었는데 전임자가 약간씩 미숙하게 해 둔 것도 있어서요, 처우가 좋았지만 그만 뒀다네요. 덕분에 제가 좋은 자리 찾아왔지만요. 전년도까지 세무조정했다는 세무사님도 톤세 제도 건으로 연락한번 드렸더니 자기는 도장만 찍었다고 하면서 연락을 기피하시더라구요.”

‘그렇군.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서 제 때 검토하지 못한 거였구나. 제도 도입 첫 해에 신청하게 하고 미신청시 5년을 기다리게 하는 건 조금 심했어.’

□ 장미란 세무사의 세무상식 : 톤세 제도

- 톤세 제도란 해운기업의 소득을 해운소득과 비해운소득으로 구분하여 해운소득에 대해서는 실제 영업이익이 아닌, 선박의 순톤수와 운항일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선박표준이익을 토대로 하여 법인세를 계산하는 제도이다. 반면 비해운소득은 일반적인 법인세 계산방식을 따른다.

- 1996년 네덜란드가 자국의 해운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한 후 유럽 각국에서 톤세제도를 시행하였다. 우리나라도 경쟁해운국가와의 대등한 조세환경을 조성하여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자 2004년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하여 제도를 도입하고 2005년부터 시행하였다. 아시아 국가로서의 최초의 일이었다.

- 한편 2005년 도입 후 2006년 3월 말까지(12월말 결산법인 기준) 톤세 제도 신청을 받고 이후 5년간은 선택한 방식으로 법인세 신고를 하도록 하였으나, 2009년 초 법령을 개정하여 톤세 제도를 적용받으려는 기업은 최초 적용받고자 하는 사업연도 과세표준 신고기한부터 5년간 톤세 제도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고, 그 당시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해운사에게는 톤세 제도를 포기할 수 있도록 조치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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