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시청 칼럼 제7화 - 신탁과 재산세
작성일 18-09-2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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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절세테크100문100답 조회 1,839회 댓글 0건본문
□ 신탁과 재산세 - 세무사 장보원
2014년 1월 1일에 신탁재산과 관련한 재산세 납세의무자 규정이 개정된 바 있다.
재산세는 과세기준일 현재 재산을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자가 납부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신탁법에 따라 수탁자명의로 등기·등록된 신탁재산의 경우에는 위탁자가 재산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도록 (구)지방세법은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4년 1월 1일 지방세법(법률 제12153호) 개정시 신탁재산의 경우 재산세 납세의무자를 과세기준일 현재 종전 위탁자에서 수탁자로 변경되게 된 것이다.
다만 부칙 규정을 통해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분부터 이를 적용하도록 하며(과세기준일 매년 6월 1일), 신탁재산에 대한 재산세 납세의무자 변경에 관한 경과조치를 규정하여 이 법 시행 전에 재산세 납세의무가 성립된 경우에는 종전의 규정(위탁자 납세의무)에 따르도록 규정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개정 지방세법을 시행하기 전에「조세특례제한법」및「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라 감면하였거나 감면하여야 할 재산세에 대해서는 그 감면기한이 종료될 때까지 개정규정에 따른 수탁자에게도 해당 감면규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였다.
신탁법에 의한 신탁이란 위탁자가 수탁자(신탁회사)에게 특정의 재산권을 이전하거나 기타의 처분을 하여,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한 목적을 위하여 당해 재산을 관리처분하게 하는 것이므로, 부동산 신탁에 있어서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게 되면 대내외적으로 그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되고 내부관계에서 위탁자에게 완전히 유보되는 것이 아니며, 신탁의 효력으로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수탁자는 대내외적으로 동 재산에 대한 관리권을 갖게 되는 것이다. (대법원 2011.2.10. 선고, 2010다84246 판결과 같은 뜻임)
위와 같은 민사법상 신탁의 원리를 지방세법상 재산세 납세의무자 규정에 도입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많은 신탁이 담보신탁이라 하여 금융기관이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해 주면서 근저당 등 담보권을 설정하는 대신에, 대여자의 부동산을 담보신탁으로 소유권 이전받고 추후 대출금 변제시 소유권을 환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 담보신탁에 의하여 대여자의 부동산을 맡아놓은 신탁회사가 재산세를 납부하여야 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사실상 신탁회사는 담보권을 확보한 것에 불과한 것이니 위탁자인 대여자가 과거 그랬던 것처럼 재산세를 납부하는 것이 맞지 않냐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것은 크게 문제될 여지는 적다. 왜냐하면 신탁계약에 의하여 재산세의 사실상 납부책임을 수탁자가 위탁자에게 전가시키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세특례제한법」및「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라 감면하였거나 감면하여야 할 재산세 등에 관한 것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지방세특례제한법 제38조는 의료법인 등에 대한 과세특례를 규정하면서 과세기준일 현재 의료업에 직접 사용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그 재산세를 특정기간별(일몰제)로 50% 내지 100% 감면하여 왔다.
그런데 만약 어떤 의료법인이 의료업에 직접 사용하는 본인 소유의 부동산에 대하여 재산세를 감면받아오다가 금융기관에 대출을 받으면서 담보신탁하여 본인 소유의 부동산의 명의를 신탁회사로 명의이전하게 되면 재산세 납세의무자는 신탁회사로 바뀌어, 그간 받아오던 재산세의 감면을 받지 못하게 된다.
민사법상 신탁의 개념을 일방적으로 지방세법에 도입하게 될 때 예측하지 못했던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반면 국세의 경우에는 신탁이 비록 신탁회사로 하여금 일정한 목적에 따라 자신의 재산을 관리・처분하도록 하기 위하여 재산을 이전시키는 행위로 신탁회사로 이전된 재산은 형식상 신탁회사의 소유가 된다하더라도 그 신탁재산에 관한 세법상 권리의무 관계는 위수탁 관계로 판정하고 있다. 즉 신탁재산의 대외적 소유권이 신탁회사에 있다하더라도, 대내적 소유권은 위탁자에게 있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수익자가 세법상 권리의무의 주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두22485 전원합의체 판결은 자익신탁이든 타익신탁이든 신탁재산의 관리·처분에 따른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는 수탁자라고 판시함으로써 민사법의 원리를 국세에도 도입하게 되는 듯 했다.
종전에 대법원 판례와 국세청 유권해석에서는 신탁재산의 처분과 관련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의 판단에 있어서 자익신탁(신탁의 수익이 위탁자 자신에게 귀속되는 신탁)은 위탁자로, 타익신탁(신탁의 수익이 위탁자가 아닌 수익자에게 귀속되는 신탁)은 수익자로 판단하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세법상 권리의무의 관계가 뒤바뀌게 된 것이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2017년 말 세법을 개정하여 담보신탁의 경우에는 수탁자가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 그 외 신탁의 경우에는 여전히 위탁자가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가 되며, 위탁자가 부가가치세를 납부할 여력이 없는 경우에는 수탁자인 신탁회사에 물적납세의무를 지우는 법령을 확립했다.
이 개정이 지방세법상 신탁과 관련된 개정의 그것처럼 예측하지 못한 문제점을 낳을 수 있는 지는 더 많은 실무경험이 필요할 것이지만, 법체계의 유기적인 관계를 꼼꼼히 살펴 세법 개정으로 누구라도 억울한 피해보는 일이 없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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